말 그대로 '무슨' 일이든 어떤 일이 생긴다면 블로그에 어김없이 다 적곤 했던 때가 있었다.
그 때는 진심으로 혼자라 느꼈고, 실제로도 그러하였으며, 일주일동안 한마디도 안할 때도 있었다.
노량진 고시원에 홀로 살 던 때의 일이다. 내가 집 밖으로 나가도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으며 학원을 가도 단과반인 나와 다른 학생들은 전혀 교류가 없었다. 옆방 사는 여자는 그냥 옆방 사는 여자였다. 그 여자는 친절해서 나에게 이것저것을 권하기도 했지만 나한텐 그걸 받아들일만한 여유가 없었다.
생활은 엉망이었고 건강도 엉망이었다.
한두평 남짓한 좁은 고시원엔 침대에 눕지도 못할 정도로 뭔가 짐이 잔뜩 이었고 나는 의자 위에서 웅크려 잤다. 그나마 창문이 남향이었던 점이 다행이었다. 이틀동안 잠을 한숨도 못잔 적도 있었고, 밤엔 언제나 잠들지 못했다. 그래서 낮에 사람들을 만나면 언제나 졸기 일 수 였고 사람들은 졸던 나를 기억하고 있다.
나는 언제나 외로웠고 그래서 사람들을 미친듯이 만났다. 덕분에 언제나 용돈을 받은지 일주일도 안되어 거의 다 써버리고 나머지 기간동안 참 가난하게 살았다. 마트에서 제일 싼 안성탕면 하나를 사서 반절로 나누어 두끼를 해결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고시원이어서 밥과 김치는 줬던 점이었다.
그 때는 미친듯이 블로그를 했다. 내 감정의 배출구는 블로그 뿐이었고,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도 블로그였다. 하루에도 몇개씩 포스팅을 했다. 그 때의 폭주는 역설군이 아직도 이야기를 할 정도 이다. '어무이;ㅁ;' 그 시기의 나는 너무 많이 아팠고, 그래서 어딘가 망가져버렸다.

그 해에는 정말 많은 사건들이 많았고, 지금도 여전히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지만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서울에 올라오지 않는게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번 망가진 것은 다시 고칠 수는 있겠지만 원상태로 돌아가진 못하니까.


그나마 다행인 점은,
그 때의 경험이 있어서일까. 나는 여전히 서울에서 혼자 자취를 하는데도 더 이상 혼자 있는게 힘들지도 외롭지도 않다. 혼자 밥먹는 것도, 혼자 잠드는 것도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나의 시간을 방해받는게 신경을 거스를 정도이다. 그래서 요즘엔 그것이 고민이다. 혼자있는 것이 더 익숙한 것이.